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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국방" 말한 김민석, 미국 요구엔 어디까지 응할까
김민석의 자주국방론을 호르무즈 군사지원 요구와 함께 읽으며, 군사력 확대에 더해 한국이 거절할 기준도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를 "한미 관계 변화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관대한 맏형이 아닌, 빡빡한 거래 상대"가 됐고, 한국은 반도체와 조선 역량을 갖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는 진단이다. 그는 한국의 독자적 안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시작된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않았다. 일본에 전진배치됐던 조지워싱턴함은 중동으로 이동했다. 미 중부사령부도 이 항모가 중동을 담당하는 제5함대 작전구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은 이지스구축함 등 다른 전력으로 진행된다.
미국은 동북아에 두었던 군사력을 중동으로 옮기는 한편, 한국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적 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의 파견 대상으로는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폭발물처리반(EOD)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는 군사적 방안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가 미국의 변화로 꼽은 한미연합훈련 축소도 이 요구와 무관하게 읽을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6일(현지시간) 훈련 비용과 북한에 보내는 적대적 신호를 문제 삼으며 훈련을 대폭 줄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글에서 한국이 이란 관련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의 군사훈련을 이야기하다가 중동전쟁에 대한 한국의 지원 문제를 꺼낸 것이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면서도 중동전쟁에 쓸 군사력을 옮기고, 한국에 지원을 요구한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에 주목하더라도 이런 요구까지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없다. 미국의 선택이 한국에도 이익인지는 따로 판단해야 한다.
한국의 군사력이 커질수록 미국이 요구할 몫도 늘 수 있다. 그때마다 동맹을 이유로 응한다면 한국이 더 강해져도 선택은 여전히 미국에 맡겨진다. 김 대표의 자주국방론에는 그 요구를 어디서 거절할지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
'자주국방'이라면 미국의 요구도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
김 대표는 2024년 11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2기를 전망하며 이미 "거래 기반의 한미동맹 재조정"과 북미 정상외교 재개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이나 파병에는 국민 안전에 역행한다며 제동을 걸겠다고 했다.
호르무즈와 우크라이나의 조건은 다르다. 호르무즈의 통항과 에너지 수송은 한국이 지켜야 할 중요한 국익이다. 그렇다고 한국군을 보내는 것이 그 이익을 지키는 길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항로를 보호하려던 파병이 한국까지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논의하는 것은 전쟁이 끝난 지역의 복구 지원이 아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는 해협에 한국군을 보내는 일이다. 정찰과 군수지원도 임무에 따라 교전국의 전쟁 수행에 기여할 수 있다. 직접 공격하지 않는 부대라고 해서 보복이나 우발적 교전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이 전쟁을 시작하지도, 전쟁의 목표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언제 끝낼지 정할 권한도 없다. 그런 전쟁에 들어가면 한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을 우리 군과 국민이 떠안는다. 정부가 임무를 제한해 파견하더라도 전쟁이 그 범위 안에서만 벌어져 주지는 않는다.
민주당 안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기헌 의원은 지난 4일 비전투 전력도 전쟁 참여라며 파병동의안이 제출되면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의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고 국방위 논의 등을 거론했다.
국방위는 파견 전력과 임무를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이 벌이는 전쟁에 한국군을 보낼 것인지는 집권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결정이다. 정부 입장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릴 일이 아니다. 그 전에 당의 기조를 세우고 대통령에게 의견을 내야 한다.
김 대표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중동전쟁을 교훈 삼아 드론과 사이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갖춘 군사력을 어느 전쟁에 쓸 것인지도 말해야 한다. 미국의 변화를 그만큼 읽었다면 충언도 분명해야 한다. 호르무즈의 안전을 위해 노력하되, 미국의 이란전에는 한국군을 보내지 말라고 정부에 건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