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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기고 / NA:NNAL STORIES

한반도도 한국 몫, 호르무즈도 한국 몫인가

전작권 전환과 조선 협력, 호르무즈 군사지원 요구가 맞물리는 상황을 살피며 한국의 부담과 동맹 협상의 기준을 묻습니다.

국방부가 14일 밝힌 계획에 따르면 제29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가 16일부터 사흘간 부산에서 열린다. 공개된 의제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합방위태세, 조선·함정 정비(MRO) 협력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빠졌다. 이 목록만 보면 회의에서 다룰 일이 없는 듯하다. 최근 두 나라의 움직임은 그렇게 읽히지 않는다.

지난 5월 제28차 KIDD 공동보도문은 482자였다. 2024년 제25차 회의 때 나온 4121자의 8분의 1 수준이다. 트럼프 2기 들어 KIDD 공동보도문은 회의 내용을 원론적으로만 소개하고 있다. 같은 방미 기간에는 훨씬 구체적인 말이 나왔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정치적 지지부터 인력·정보 공유·군사자산 제공까지, 호르무즈 작전에 대한 기여 수위를 나눠 검토한다고 밝혔다. 결과 발표가 짧다고 협상 테이블까지 비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그 뒤 미국의 압박은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의 이란전 지원 거부를 한 이유로 들며 한미연합연습을 축소했다. 이달에는 국방부 실사단이 아랍에미리트로 떠나 현지 작전 여건을 살폈다. P-8A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 기뢰제거체계 등이 파견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이어 전작권과 연합방위태세를 다루는 KIDD가 열린다.

기사의 초점은 호르무즈 논의 여부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전작권과 연합방위태세, 조선 협력이 호르무즈 지원 요구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살펴야 한다.

한국은 왜 두 지역의 부담을 함께 져야 하나

미국의 2026년 국방전략은 유럽과 중동, 한반도에서 현지 동맹국이 자기 지역의 방위를 우선 책임하도록 했다. 미국은 핵심적인 지원을 이어가면서도 그 역할을 이전보다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북한 억제의 1차 책임을 맡을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더 많은 부담을 지는 동맹에는 무기 판매와 방산 협력, 정보 공유를 '유인'으로 제공한다.

미국이 세운 지역별 역할에 따르면 한국군의 자리는 한반도다. 이란과 그 연계세력에 맞서는 일은 중동 지역의 동맹국과 협력국이 우선 맡는다. 그런데 미국은 한국에 호르무즈의 부담까지 나눠지라고 요구한다. 한국은 한반도에 이어 중동까지 떠안게 되고, 미국은 그만큼 자기 몫을 덜 수 있다.

지난 4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의회에 낸 자료에도 이번 KIDD의 공식 의제들이 한꺼번에 등장한다. 연합대비태세, 핵·재래식 전력의 통합, 조선·함정 정비 협력이 한미동맹 현대화의 과제로 제시됐다. 사령부는 한국에 필요한 군사 능력을 계속 검토해 작전 효과와 유연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인도태평양 전력이 미 중부사령부의 이란전 작전을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각각은 독립된 동맹 협력처럼 보인다. 미국 쪽 장부에서는 한 줄로 모인다. 한국군은 한반도 방위를 더 맡고, 한국 조선소는 미 해군의 함정 건조와 정비를 받쳐준다. 호르무즈 파견까지 이뤄지면 중동으로 빠진 미군의 자리도 한국이 채운다. 미국에는 자국 전력을 더 넓게 돌려쓸 여지가 생긴다.

명시적인 교환조건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문제는 실제 결과다. 결정이 하나씩 쌓일수록 한국의 부담은 늘고 미국이 움직일 수 있는 전력은 많아진다.

호르무즈가 전작권의 숨은 조건이 되는 순간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 전환에 맞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파병이나 미국의 역외작전 지원은 들어 있지 않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미는 미래연합사의 능력을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세 단계로 검증한다. 한미 군 당국은 지난 8월 17~18일 지휘소연습을 중심으로 FOC 공동평가 절차를 마쳤다. 오는 11월 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그 결과를 토대로 FOC 검증을 공식 완료하고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도출할 예정이다.

올해 FOC 공동평가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UFS 축소가 남긴 정치적 신호는 별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이란전 불참과 연합연습을 직접 연결했다. 같은 압박이 전환 목표 연도 협상이나 FMC 검증을 앞두고 다시 등장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KIDD에서 호르무즈 지원이 전작권 전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IOC·FOC·FMC의 평가 기준과 충족 여부도 공개해야 한다. 파병 거부가 평가의 흠이 되고 무기 구매나 연합훈련 확대가 새로운 조건으로 붙는 순간, 전작권 전환은 군사능력 검증이 아니라 대미 충성도 시험이 된다.

국민은 전작권과 무기 구매, 조선 협력 뒤에 호르무즈 지원이 끼워졌는지 알아야 한다. 이를 밝혀 파병을 막아야 한다.

중동 파견에 따르는 군사적 비용도 작지 않다. 미국은 일본에 배치했던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을 중동으로 옮겼고, 이달 한미일 다영역훈련 '프리덤 에지'에는 미국 항공모함이 참가하지 못했다. 훈련이 끝난 다음 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국이 보유한 P-8A는 6대, 군수지원함은 4척이다. 정비와 훈련에 들어간 전력을 빼면 당장 쓸 수 있는 수는 더 적다. 먼 중동에서 임무를 이어가려면 교대 병력과 정비·보급도 뒤따라야 한다. 미군이 비운 자리를 메우겠다며 한국군 전력까지 빼내면 한반도 쪽 부담만 커진다.

비전투 지원이라는 이름도 작전의 성격을 바꾸지 못한다. P-8A가 수집한 정보는 미군의 이란전 작전에 들어갈 수 있다. 기뢰제거는 전투함의 통로를 열고 군수지원함은 함대가 계속 움직이도록 만든다. 정부가 할 일은 항행 안전을 위한 외교와 에너지 수급 대비다. 교전 당사국의 군사작전에 한국군을 붙이는 일은 그 범위를 벗어난다.

이번 KIDD가 부산에서 열리고 미국 대표단이 국내 조선소를 방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은 한국의 함정 건조·정비 능력이 필요하다. 한국도 한반도 방위와 미 함정 건조·정비에서 이미 적지 않은 몫을 맡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까지 떠맡기려는 요구는 부담분담의 선을 넘는다. 정부는 한국 조선업의 가치부터 협상력으로 써야 한다. 그 결론은 군사자산 파견 거부여야 한다.

정부는 회의가 끝난 뒤 호르무즈 지원이 제기됐는지, 전작권 전환 일정이나 평가와 연결됐는지, 미국이 요구한 자산과 그 대가로 거론한 것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 그 답이 무엇이든 한국군 병력과 군사자산을 호르무즈에 보내서는 안 된다. 한반도 방위는 한국에 더 맡기면서 그 책임을 질 한국군마저 중동으로 보내는 것이 누구를 위한 동맹 현대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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